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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의 다항식 f(x)를 일차식 x-α로 나눌 때 몫을 Q(x), 나머지를 R이라 하면

R은 상수이고 다음 등식이 성립한다.

f(x)=(x-α)Q(x)+R      ∴ f(α)=(α-α)Q(x)+R      ∴ R=f(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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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개념을 보다 쉽게 초등학교 때 배운 방식으로 나타내면 아래와 같다.

 

나머지 정리의 목적은 단 한가지, 나머지를 빨리 알아내는 것이다.

복잡한 계산을 통해서 몫을 알아내고 그 나머지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몫이 있는 부분을 0으로 만들어 몫을 포기하는 대신 빨리 나머지를 구하는 방법,

그것이 바로 나머지 정리이다.


그렇다면 사랑에서 나머지 정리는 언제 필요할까.

아마도 '사랑이 끝난 뒤' 일 것이다.

흔히들 사랑이 끝나고 나면 그 사람을 정리하고 있다는 말을 자주 한다.

그리고 그 정리에 하세월이 걸리는 사람들이 있다.

2년 연애했는데 정리하는 데 3년 걸리는 사람들,

바로 그런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방법이 나머지 정리이다.

나머지 정리의 핵심은 일차식 (x-α)를 0으로 만드는 데 있다.

내 사랑의 함수 f(x)를 (x-α)라는 사랑으로 나누어

그 사랑의 몫을 Q(x), 나머지를 R이라고 했을 때

나머지 R을 빨리 구하려면 (x-α)라는 사랑을 0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 말인즉슨 잔인하게도 내가 했던 사랑을 0으로 만들어야

그 사랑을 빨리 정리할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굳이 그 사랑의 몫을 알아내려고 헤매면서

정리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내곤 한다.

 

그때 그는 나에게 왜 그랬을까.

날 사랑하긴 한 걸까.

어떻게 나에게 그럴 수가 있지?

처음부터 날 사랑하지 않았던 거야.

이런 사람을 또 만날 수 있을까.

 

나 또한 이러한 생각들로 숱한 밤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곤 했다.

사랑이었는지 아니었는지 결론을 내려하고

사랑했다면 얼마만큼의 사랑이었는지 크기를 재려하고

그래도 사랑이었을거라 반올림 했다가도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0으로 수렴시키며

어떻게든 그 사랑을 정의 내리고 몫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그래야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사랑을 정리하는 데 있어 몫을 찾아 헤매는 것은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나를 사랑했거나 말았거나, 나보다 더 사랑했거나 덜 사랑했거나,

그 모든 몫을 상쇄시키는 (x-α)=0, ‘사랑은 끝났다’ 앞에서

지나간 사랑의 몫 따위는 아무런 영향력도 없다.

나를 사랑했으면 뭐하나, 사랑은 끝났는데

나를 사랑하지 않았으면 뭐하나, 사랑은 끝났는데

우리가 (x-α)가 0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순간

모든 건 사라지고 그 나머지만 남게 된다는 사실.

남은 카드 할부라던가, 빌려가서 갚지 않은 돈이라던가,

돌려받지 못한 책이나 음반, 괜히 줬다 싶은 아이패드 같은

사랑이 배제된, 정말 날 것 그대로의 나머지 말이다.

게다가 이렇게 나머지 정리를 하고 나면 오히려 명확하게 알게 된다.

그 새끼가 좋은 새끼였는지 나쁜 새끼였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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