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정석'에 해당되는 글 14건

  1. 2014.02.14 3장. 실수체계
  2. 2014.02.14 2장. 명제와 조건
  3. 2014.02.14 1장. 집합의 연산
  4. 2014.02.03 연애도 암기과목이다

3장. 실수체계

사랑의 정석 2014. 2. 14. 18:01 |

실수는 어떠한 체계로 되어있을까.

단 하나의 표만 기억하면 된다.

 

그리고 사랑에 대입해보면 아래와 같다.

 

실수는 ‘실존하는 사랑’이 될테고

유리수는 ‘유리한 사랑’, 무리수는 ‘무리스러운 사랑’ 정도가 될거다.

유리한 사랑 아래에는 정수라는 ‘정답같은 사랑’이 있고

‘정답은 아니나 사랑이라고 인정하는’ 사랑도 있다.

그리고 정답같은 사랑 아래에는

플러스적인 ‘사랑받는 사랑’과 제로 개념의 서로가 똑같이 주거니 받거니 하는 ‘똔똔 사랑’,

마이너스적인 내가 더 사랑해서 ‘밑지는 사랑’이 있다.

이 세가지 사랑은 누가 더 사랑하고 누가 덜 사랑하냐는 정도의 차이일 뿐

말 그대로 정답같은 보편적인 사랑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정답은 아니나 그래도 사랑이라고 인정해 줄 만한 사랑에는

무엇이 있을까.

유한소수와 순환소수, 즉 소수점 아래의 숫자를 가지고 있는 수들이다.

사랑에서 소수점 아래의 숫자는 뭔가 찌질한 뒷마무리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예를 들어 7.24와 같은 유한소수라면 7이라는 연애를 한 뒤

비록 0.24라는 술먹고 전화하기, 카톡 염탐과 같은 찌질함은 있었어도

어쨌든 간에 끝을 맺은 연애와 같다.

반면 7.242424...와 같은 순환소수는 7이라는 연애를 한 뒤

술먹고 전화하고 울고 다시 만나고 술먹고 전화하고 울고 다시 만나는

끝나지 않는 242424...를 반복하는 연애와 같다.

위의 두 가지 사랑은 비록 정답은 아니나

그래도 '너네도 사랑이라고 인정해 줄 만한' 사랑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실존하는 사랑이기는 하나 무리스러운 사랑이 있다.

바로 비순환 무한소수, 원주율 파이(π=3.14159265358979... )처럼

규칙도 없이 끝나지 않는 구렁텅이 같은 사랑이다.

술먹고 전화하고 울고 다시 만나고 바람피고 싸우고 다시 만나고

뒷태에 정 떨어졌다 다시 만나고 심심해서 헤어지고 다시 만나는

이건 뭐 사랑하는 것도 아니고 끝난 것도 아닌, 사뭇 무리스러운 사랑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사랑체계를 보다 쉬운 포함 관계로 비교해보면

자연수가 가장 안쪽에 자리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양의 정수를 자연수라 칭하는 이유가

수 중에서 가장 자연스러운 수(natural number)이기 때문이듯

사랑 또한 내가 ‘사랑받는’ 양(+)의 사랑이

가장 자연스러운 사랑(natural love)일 것이다.

뭐 그만큼 만날 수 있는 범위가 가장 작아서

그런 사랑을 만나기는 쉽지 않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3장에서는 언급되지 않지만 허수에 관해서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실수(real number)가 리얼러브라면

허수(imaginary number)는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가상러브일 것이다.

가상러브는 혼자만의 짝사랑이 될 수도 있고

나는 사귀었다 생각했지만 상대는 사귀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해당될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내가 본 최고의 가상러브는

바로 사이버러브(cyber love)였다.

실제로 2년간 단 한번도 만나지 않고

오직 이메일, 문자, 전화를 통해서만 연애를 했던 분이 있는데

- 이런 일이 어떻게 가능한지 아직도 이해되지는 않지만 -

더욱이 놀라운 것은 그 분은 정말 평범하고 심지어 고학력자에다가

올바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는 거다.

친구들이 맨날 ‘씨버러버’라고 놀림에도 불구하고 그는 정말 진지했으나

결국엔 단 한번도 만나지 못한 채 2년여에 걸친 연애에 종지부를 찍은,

정말 미스테리한 케이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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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제와 조건.

어떠한 명제가 참인지 거짓인지 명확하게 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조건이 있어야 한다.

비단 수학에서뿐만 아니라 사랑에서도 내가 어떠한 명제를 참이라 정했다면

그에 합당한 조건을 받아들여야 한다.

 

기본적인 명제와 그 조건에 대해서 알아보자.

 

-

전체집합 U에서의 조건 p, q에 대하여

P={x|p}, Q={x|q}라고 할 때,

명제 p → q의 집합 P, Q의 포함관계는 다음과 같다.

P⊂Q이면 p⟹q

p⟹q이면 P⊂Q

-

-

명제 p → q에서 p를 가정, q를 결론이라 한다.

그리고 p → q에 대하여

q → p를 역, ~p → ~q를 이, ~q → ~p를 대우라 하며

이들 사이의 관계는 아래 그림과 같다.

 

 

 

명제 p → q가 참이면 대우 ~q → ~p도 반드시 참이다.

명제 p → q가 거짓이면 대우 ~q → ~p도 반드시 거짓이다.

명제 p → q가 참이라 해도 역 q → p, 이 ~p → ~q는 반드시 참인 것은 아니다.

-

 

오랜만에 필요충분조건을 보니 무지 헷갈린다.

그렇지만 사랑에 대입하여 보면 그리 복잡하지 않다.

그저 명제를 정한 뒤 그에 따른 대가로 조건을 받아들이면 된다.

 

핫하게, 나는 사랑의 명제로

P={x|사랑한다}, Q={x|비싼선물}이라 정하기로 했다.

그렇다면 이들 사이의 관계는 아래 그림과 같을 것이다.

 

이 중에서 나는 “사랑하니까 비싼선물해줘”를 참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대우 “비싼선물 하지않았으니 사랑하지 않는거야”는 반드시 참이 된다.

여기까지는 굉장히 마음에 든다.

하지만 집합 P, Q의 포함관계인 P⊂Q를 받아들이고

역 “비싼선물 해줬으니까 사랑하는거야”와 이 “사랑하지않으면 비싼선물 안해줘도 돼”가

반드시 참은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여기서 나의 슬픔은 시작된다.

P⊂Q, 즉 나의 사랑 P(사랑한다)는 Q(비싼선물)의 부분집합일 뿐이다.

Q(비싼선물) 안에는 사랑하지 않아도 비싼선물을 줄 수 있는 부분들이 동시에 존재한다.

그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비싼 선물을 줘도 난 할 말이 없는 것이다.

게다가 역 “비싼선물 해줬으니 사랑하는거야” 또한 반드시 참은 아니기 때문에

그가 나에게 비싼 선물을 줬더라도 사랑하지는 않는 엔조이 관계도 성립한다.

(비싼 선물을 사랑의 결과로 받았다면 할 말이 없다.)

 

“사랑하니까 비싼선물해줘”에 부합하는 사람을 만났다면

그가 누구에게나 그런 호의를 베푸는 사람일 수도 있다는 것과

그래서 비싼 선물은 줬지만 사랑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씁쓸하나마 인정해야 한다.

그것이 내가 선택한 명제와 조건이기 때문이다.

 

아아 난 진정 조건 없는 사랑을 하고싶다.

사랑도 만족하고 비싼 선물도 만족하는 그런 조건 없는 사랑.

그것은 P=Q일 때 가능한,

필요충분조건같은 사랑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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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정석의 시작은 집합일까.

사칙연산이 등장하여 복잡한 계산을 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나중에 나올 수많은 단원들에 사용되는 것도 아니고

벤다이어그램 이외에는 별 다른 게 기억나지도 않는데 왜 배웠을까 .

아마도 수학을 시작하는 단계에서 가장 처음으로 익혀야 할

수학의 언어를 배우기 위해서 이 집합이 필요했던 것 같다.

그렇다면 일상의 언어를 왜 수학의 언어로 바꿔야할까.

이유는 간단하다. 간단하게 하기 위해서니까.

 

그 머리가 길고 웨이브졌는데

갸름한 얼굴에 쌍꺼풀 있고 피부 하얗고 키가 좀 큰편인 애.를

간단하게 ‘전지현’이라는 이름으로 부르는 이유와 똑같다.

말로 설명하려면 너무 길고 복잡하니까

한눈에 알아보기 쉽게 수식으로 표현하는 거다.

예를 들어, ‘A는 B에 포함된다’는 간단하게 A⊂B로

‘1≦x≦3을 만족시키는 실수 x의 전체의 집합 A’는 A={x|1≦x≦3, x는 실수}로

일상의 언어를 수학의 언어로 바꿔주는 거다.

만약, 2009년부터 2011년 사이에 남자친구 B를 만나 있었던 일 중에

그는 모르겠지만 나는 내심 상처받았던 일들의 찌질한 집합 A는

A={x|2009≦x≦2011, x∈B, x는 상처} 뭐 이런 식이 되겠다.

 

이제 연애를 수학의 언어로 표현하는 법을 알았으니

정석 제1장, 집합의 연산으로 한번 들어가 보자.

집합의 정의에 대해서 정석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

우리의 직관 또는 사고의 대상이 되는 것 중에서 확정되어 있으며

또 서로 구별할 수 있는 것의 모임 전체를 한 덩어리로 생각한 것을 집합이라 하고

집합을 구성하고 있는 개개의 대상을 그 집합의 원 또는 원소라 한다.

-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확정되어 있으며 또 서로 구별할 수 있는 것만이

집합의 원소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 학교에서 2학년 이상인 여학생의 모임’은 집합이 될 수 있지만

‘우리 학교에서 2학년 이상이며 이쁜 여학생의 모임’은 집합이 될 수 없는 것과 같다.

그것은 이쁜지 안이쁜지를 구별할 수 있는 판단 기준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연애에서 서로의 집합을 교집합시킬 때 흔히 실수하는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다.

그는 모르겠지만 그녀는 내심 상처받은 일,

그녀에게 말 못했지만 그는 사랑했던 마음,

그에게 좋다고 말했지만 그녀는 싫었던 일,

이런 것들이 바로 연애에서 서로가 다르게 생각하고 있는, 확정되지 못한 일들이다.

 

 

A라는 여자와 B라는 남자가 만나 연애를 할 때

당연히 서로가 공유하고 함께한 교집합이 많은 연애가

좋은 관계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서로 확정하지 않아서

판단 기준이 없는 일들을 줄여야한다.

이건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과는 엄연히 다른 얘기다.

‘그는 좋았지만 그녀는 싫었다’는 사실을 서로가 알고 있다면 그건 확정된 사건이다.

그렇지만 그녀가 말하지 않아서, 그는 그녀가 좋아했다고 잘못 알고 있는 것은

바로 서로 간의 판단이 어긋난 확정되지 않은 사건이다.

 

 

 

나는 대부분의 연애사가 확정되지 않은 일들로만 이루어져 있었다.

굳이 말로 하고 싶지 않다는 타고난 성격도 있지만

나의 사랑이 너의 사랑과 다르니

나의 슬픔이 너의 기쁨으로 기억되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사랑이란 마치 독립적으로 살아있는 유기체 같아서

여기서는 결코 이해할 수 없었던 일들이 저기서는 완벽하게 이해되기도 하고

상처가 자존심 덕에 상대방을 향한 비난으로 변질되기도 했다.

뜨겁던 열정이 차갑게 식어버리는 것 또한 관대하게 받아들이면서

언제든 변할 수 있는 감정들을 굳이 설명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그렇게 확정되지 않았던 많은 사건들이

결국엔 나와 그의 연애라는 벤다이어그램 안에 들지도 못한다는 걸 깨달았다.

그건 우리의 연애사에 아예 포함되지 않는 것과 다름없다.

교집합은 커녕 좋든 싫든 연애를 풍요롭게 하는 원소 자체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오해와 감정소모로 인해 관계를 악화시키기만 한다.

 

연애가 풍요롭고 좋은 관계로 오랫동안 지속되려면

서로 간의 정확한 표현으로 인한 확정된 원소들이 많아야 한다.

그와 그녀 둘다 행복했던 발렌타인데이,

그녀는 행복했지만 그는 불행했던 명품백,

그는 즐거웠지만 그녀는 재미없었던 낚시,

같은 사건에 대해서 서로가 똑같은 판단을 내리고 있는 원소들 말이다.

그런 똑같은 기억이야말로 서로가 오해없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는

진정한 사랑의 근거들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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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도 암기과목이다.


고등학교 시절, 선생님으로부터 들은 말도 안되는 얘기 중에 하나가

바로 수학도 암기과목이라는 말이었다.

원리를 알아야만 풀 수 있는 게 수학이고,

아무리 외워봐야 조금만 달라져도 풀 수 없는 게 수학문제가 아니던가.

정석이 버젓이 보여주듯

필수예제가 있고 그 밑으로 유제, 응용문제 등등으로 계속해서 변형되고 심화되기 때문에

원리를 모르면 기본문제 밖에는 못푸는 게 바로 수학이다.

그런데 왜 외워서라도 수학을 공부하라고 했을까.

뭐 그때도 대충 짐작은 했지만 안되면 외워서 기본빵이라도 하라는

선생님의 배려깊은 가르침이셨을 거다.

아니면 사실 본인도 원리를 잘 몰라서 대충 외워온 걸로 우리를 가르쳤거나.


그리고 20대 후반 즈음에 

같은 수학선생님으로부터 수학을 배웠던 친구와 동시에 나쁜 남자에 빠졌던 때가 있었다.

아아 머리로는 이러면 안된다는 걸 아는데 마음은 나쁜 걸 좋아해서 끝이 안나는 거다.

그러다 급기야 둘이서 그냥 외워볼까.라는 말을 하게 되었다.

나쁜 남자는 안된다는 걸 마음이 이해하려 하지 않으니

머리로라도 외워서 어떻게든 끝을 내보자는 절박한 마음이

바로 이 '사랑의 정석'의 시작이었다.


그때 우리가 생각했던 사랑이 바로 수학과 같았다.

엄연히 사랑마다 난이도가 다르고 변형, 심화, 응용되지만

마음의 노예가 되어 모범답안을 찾지 못하는 우리의

외워서라도 기본빵을 해보자.라는 절박함의 기록이랄까.

연애열등생에게는

연애도 암기과목이니까.





* '정석'은 본인의 학창시절 교과과정이었던

   1997년판 성지출판(주) 실력 공통수학의 정석을 기준으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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