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제와 조건.

어떠한 명제가 참인지 거짓인지 명확하게 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조건이 있어야 한다.

비단 수학에서뿐만 아니라 사랑에서도 내가 어떠한 명제를 참이라 정했다면

그에 합당한 조건을 받아들여야 한다.

 

기본적인 명제와 그 조건에 대해서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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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집합 U에서의 조건 p, q에 대하여

P={x|p}, Q={x|q}라고 할 때,

명제 p → q의 집합 P, Q의 포함관계는 다음과 같다.

P⊂Q이면 p⟹q

p⟹q이면 P⊂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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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제 p → q에서 p를 가정, q를 결론이라 한다.

그리고 p → q에 대하여

q → p를 역, ~p → ~q를 이, ~q → ~p를 대우라 하며

이들 사이의 관계는 아래 그림과 같다.

 

 

 

명제 p → q가 참이면 대우 ~q → ~p도 반드시 참이다.

명제 p → q가 거짓이면 대우 ~q → ~p도 반드시 거짓이다.

명제 p → q가 참이라 해도 역 q → p, 이 ~p → ~q는 반드시 참인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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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필요충분조건을 보니 무지 헷갈린다.

그렇지만 사랑에 대입하여 보면 그리 복잡하지 않다.

그저 명제를 정한 뒤 그에 따른 대가로 조건을 받아들이면 된다.

 

핫하게, 나는 사랑의 명제로

P={x|사랑한다}, Q={x|비싼선물}이라 정하기로 했다.

그렇다면 이들 사이의 관계는 아래 그림과 같을 것이다.

 

이 중에서 나는 “사랑하니까 비싼선물해줘”를 참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대우 “비싼선물 하지않았으니 사랑하지 않는거야”는 반드시 참이 된다.

여기까지는 굉장히 마음에 든다.

하지만 집합 P, Q의 포함관계인 P⊂Q를 받아들이고

역 “비싼선물 해줬으니까 사랑하는거야”와 이 “사랑하지않으면 비싼선물 안해줘도 돼”가

반드시 참은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여기서 나의 슬픔은 시작된다.

P⊂Q, 즉 나의 사랑 P(사랑한다)는 Q(비싼선물)의 부분집합일 뿐이다.

Q(비싼선물) 안에는 사랑하지 않아도 비싼선물을 줄 수 있는 부분들이 동시에 존재한다.

그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비싼 선물을 줘도 난 할 말이 없는 것이다.

게다가 역 “비싼선물 해줬으니 사랑하는거야” 또한 반드시 참은 아니기 때문에

그가 나에게 비싼 선물을 줬더라도 사랑하지는 않는 엔조이 관계도 성립한다.

(비싼 선물을 사랑의 결과로 받았다면 할 말이 없다.)

 

“사랑하니까 비싼선물해줘”에 부합하는 사람을 만났다면

그가 누구에게나 그런 호의를 베푸는 사람일 수도 있다는 것과

그래서 비싼 선물은 줬지만 사랑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씁쓸하나마 인정해야 한다.

그것이 내가 선택한 명제와 조건이기 때문이다.

 

아아 난 진정 조건 없는 사랑을 하고싶다.

사랑도 만족하고 비싼 선물도 만족하는 그런 조건 없는 사랑.

그것은 P=Q일 때 가능한,

필요충분조건같은 사랑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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