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도 암기과목이다.


고등학교 시절, 선생님으로부터 들은 말도 안되는 얘기 중에 하나가

바로 수학도 암기과목이라는 말이었다.

원리를 알아야만 풀 수 있는 게 수학이고,

아무리 외워봐야 조금만 달라져도 풀 수 없는 게 수학문제가 아니던가.

정석이 버젓이 보여주듯

필수예제가 있고 그 밑으로 유제, 응용문제 등등으로 계속해서 변형되고 심화되기 때문에

원리를 모르면 기본문제 밖에는 못푸는 게 바로 수학이다.

그런데 왜 외워서라도 수학을 공부하라고 했을까.

뭐 그때도 대충 짐작은 했지만 안되면 외워서 기본빵이라도 하라는

선생님의 배려깊은 가르침이셨을 거다.

아니면 사실 본인도 원리를 잘 몰라서 대충 외워온 걸로 우리를 가르쳤거나.


그리고 20대 후반 즈음에 

같은 수학선생님으로부터 수학을 배웠던 친구와 동시에 나쁜 남자에 빠졌던 때가 있었다.

아아 머리로는 이러면 안된다는 걸 아는데 마음은 나쁜 걸 좋아해서 끝이 안나는 거다.

그러다 급기야 둘이서 그냥 외워볼까.라는 말을 하게 되었다.

나쁜 남자는 안된다는 걸 마음이 이해하려 하지 않으니

머리로라도 외워서 어떻게든 끝을 내보자는 절박한 마음이

바로 이 '사랑의 정석'의 시작이었다.


그때 우리가 생각했던 사랑이 바로 수학과 같았다.

엄연히 사랑마다 난이도가 다르고 변형, 심화, 응용되지만

마음의 노예가 되어 모범답안을 찾지 못하는 우리의

외워서라도 기본빵을 해보자.라는 절박함의 기록이랄까.

연애열등생에게는

연애도 암기과목이니까.





* '정석'은 본인의 학창시절 교과과정이었던

   1997년판 성지출판(주) 실력 공통수학의 정석을 기준으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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